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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은 손맛과 인심…타인종도 원래의 맛 원해

요즘 젊은층 사이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한식당 중 점심 때부터 반주하는 시니어가 많은 식당이면 맛집이라고 한다. LA 한인타운의 ‘옛골’ 식당이 그렇다. 중장년층 단골손님들이 점심부터 반주하는 식당이다. 옛골의 이덕자 대표는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그런데도 한인뿐만 아니라 타인종 단골손님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비결은 바로 손맛이다. 모친의 손맛과 요리 비법을 그대로 물려받았다. 그 손맛으로 8년째 지속 가능한 정통 한식을 요리하고 있다.     - 과거와 비교하면 정통 한식당이 많이 생겼나.   “과거에는 정통 한식당이 정말 많았다. 따지고 보면 과거의 모든 한식당이 정통 한식당이었다. 지금은 예전만큼 많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식당 영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그렇다.”   - 한식의 범위는 많이 넓어졌나.   “많이 넓어지고, 확대되고 있다. 과거 타인종 손님들이 한식 고기 요리는 구워 먹는 한국식 바비큐가 전부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보쌈, 족발, 제육볶음 등 다양한 고기 요리를 알고 있다. 다만, 타인종 손님의 경우 고기 요리 위주로만 아는 것 같다. 아무래도 고기 중심의 식문화 때문인 것 같다. 순두부찌개도 돼지고기 순두부찌개가 가장 많이 나간다.”   - 한식의 퓨전화는 어떻게 생각하나.   “경험상 정통 한식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친정 어머님이 해주시던 집밥 같은 음식을 해왔다.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타인종 손님들이 맛있게 잘 먹더라. 특히 반찬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12가지 반찬이 나가는데 타인종 손님들이 이를 가리지 않고 다 먹는 편이다.”   -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드나.   “그렇다. 처음 식당을 시작했을 때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오전 5시 30분에 나와 반찬을 만들었다. 김치도 다 직접 담근다. 보름마다 한국산 배추로 김치를 담근다. 그 결과, 무릎 연골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몸이 상했지만 그래도 한식 하면 정성 아니겠는가. 채워진 반찬 통을 보면 기분이 좋다.”   - 퓨전과 정통 중 타인종이 선호하는 한식은.   “뭐가 맞는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 식당에 오는 타인종 손님들은 정통 한식을 있는 그대로 먹길 원한다. 내가 먼저 그들의 입맛에 맞춰 맵기를 낮춰주겠느냐고 물으면 싫다고 하더라. 음식이 원래 조리되는 그대로, 매우면 매운 대로 먹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메뉴 선택의 폭도 넓혀간다. 처음에는 불고기처럼 익숙한 한식을 먹는다. 두세번쯤 와서는 고등어구이나 갈치구이 같은 음식도 주문한다.”   - 한식의 강점과 약점은.   “한식의 강점은 정통적인 맛이 변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것이다. 누가 요리해도 기본적인 맛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한식의 지속성이 결국에는 익숙함을 느끼게 해준다. 약점은 손이 많이 가고 재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한식에는 필요한 재료가 정말 많다.”   - 한식이란 무엇인가.   “있는 성의껏 제공되는 손맛과 인심이다. 한식의 지속성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해져 내려오는 손맛 때문이다. 나 역시 친정 어머님의 손맛을 물려받았다. 따로 요리를 배워본 적도 없고 한국에서 어머님이 하던 음식을 그대로 할 뿐인데 손님들은 내 손맛이 좋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손님이 내 음식을 먹고 어릴 적 추억을 많이 떠올리는 것 같다. 또 한식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요리해서 정을 나누는 인심이 담긴 음식이기도 하다.”   - 한식 세계화에 어떤 노력 필요할까.   “다양성이 필요하다. 일전에 타인종 손님에게 한식과 술의 궁합을 설명해준 적이 있다. 막걸리와 빈대떡을 같이 먹는 방법을 알려줬는데 좋아했다. 한식과 술의 조화를 이해하고 다음 방문에도 시도하더라. 이처럼 정통 한식의 범위가 넓어질 필요가 있다. 한식의 맛뿐만 아니라 고유의 식문화도 전파되어야 한다. 음식만 짠하고 나오는 게 아닌,  한식에는 어떤 술이 잘 어울리는지, 어떻게 음식이 준비되는지, 어떤 문화나 역사가 음식에 녹아있는지 폭넓게 다뤄져야 한다. 그래야 타인종이 한식의 손맛과 정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김경준 기자한식 세계화 정통 한식당 한식 세계화 한식 고기

2024-06-05

"언제까지 떡볶이만…향토 음식에 해답 있다"

음식 전문 매체 ‘이터(Eater)’의 매튜 강(사진) 선임 에디터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한국의 지리적 특성’을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다양한 향토 음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다. 강 에디터는 자타공인 한식 전문가다. 미국 내 한식 세계화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그의 조부모는 이북 출신이다. 어려서부터 이북 음식을 경험한 터라 향토 음식의 특별함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정통성을 지닌 동시에 우리에게도 특별한 향토 음식을 널리 알리자고 말한다.     -미국내 한식의 성장 추이를 오래 관찰했다.   “전국에서 한식을 보고 듣고 맛봤다. LA는 미국 내 한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LA한인타운은 2000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주류사회에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당시만 해도 정통 한식당이 정말 많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1세대 업주들이 은퇴하고 문을 닫는 식당이 많아져 아쉽다.”   -한인타운에 식당들은 계속 생기고 있지 않나.   “타운은 자체가 활기찬 동네라 식당 열기는 좋다. 다만, 조림, 푹 끓인 찌개 등을 파는 정통 한식당보다 고깃집만 많아지고 있다. 업주 입장에서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정통 한식당은 조리 과정도 어렵고 반찬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반면, 고깃집은 상대적으로 준비하기 쉽다. 또 손님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 먹으니 업주 입장에서 편하다.”   -업주 입장에서 한식은 어떤 부담이 있나.   “‘한식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식’이라는 프레임 때문에 한식당들이 가격 인상을 어려워한다. 다른 주류 레스토랑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파스타 하나에 40달러씩 쓰면서 20달러 칼국수엔 아까워한다. 한식의 수준과 위상을 높여야 한다. 그러면 한식당들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이해하지 않을까.”   -주류에선 어떤 한식을 원하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정통 한식이다. 산나물, 은대구 조림 같이 한국인들이 한국에서 먹는 한식을 원한다. 불고기 샌드위치 같은 퓨전 한식을 주류사회에서 좋아할 것이라는 견해는 한인들만의 생각이다. 또 다양한 정통 한식이 필요하다. 언제까지 비빔밥, 떡볶이, 불고기만 밀고 갈 것인가. 내가 만약 한국 정부의 한식 세계화 담당자라면 한국 지리부터 소개할 것이다. 그리고 각 지역의 향토 음식과 특산품을 알릴 것이다. 중식을 보라. 미국인들도 사천식, 후난식, 광동식 등 지역별 중식을 안다.”   -정통 한식은 다소 어렵지 않나.   “물론 쉽지 않다. 그래서 돌솥 비빔밥이나 불고기처럼 대중화된 한식 메뉴로 시작해 점차 범위를 넓혀나가면 된다. 나중에는 묵은지로 만든 고등어 조림을 주류사회가 좋아할 수 있다. 주변에 한식을 좋아하는 타인종은 많지만 아직 그들의 한식 범위는 한정적이다. 이제 지평을 넓힐 때다.”   -모던 한식당이 많이 늘었다.   “한식 파인 다이닝이 늘면서 모던 한식이라는 장르가 나왔다. 모던 한식은 양식 요리 기법에 한식이 첨가된 것이다. 미국 내 모던 한식 전문 셰프 중에서도 한식보다 양식을 전문으로 배운 사람이 더 많다. 그렇기에 모던 한식을 제대로 느끼고 이해하기 위해서 한식의 정통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한식이 무엇인가.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친숙한 음식, 그것이 바로 한식의 정수라고 생각한다. 정통 한식이 그렇다. 단순하고 소박하지만 먹기 좋고 접근성도 좋다. 정말 잘 끓인 찌개 한그릇이 외국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그들의 식견을 바꿔놓을 수 있다.”   -한식 세계화의 갈 길은.   “태국 정부를 참고할 필요 있다. 한식도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파인다이닝이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육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통 한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한식 세계화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한식 대중화, 일반화를 목표로 해야한다.” 김경준 기자떡볶이 음식 정통 한식당 모던 한식당 한식 세계화

2024-05-30

이야기 꾹꾹 담은 ‘집밥’이 최고 한식…가수 출신 17년차 셰프 이지연

지난 2009년 정부 주도로 한식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한식은 세계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급성장 이면에는 부작용도 있다. 한식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국 고유의 식문화와 정통 한식의 색채가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 5월 29일자 A-1면〉 본지는 미슐랭 식당 셰프, 레스토랑 비평가, 동네 식당 업주 등을 만나 한식 세계화의 문제점과 해법을 찾아 연재한다. 첫 주자는 이지연 셰프다. 이 셰프는 ‘바람아 멈추어다오’, ‘난 사랑을 아직 몰라’ 등 히트곡의 주인공이다. 80년대 한국 가요계를 주름잡던 원조 하이틴 스타가 정통 한식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셰프가 되었다. 17년차 셰프인 그는 현재 애틀랜타의 에어룸 마켓 바비큐 오너이자 주방을 책임지고 있다. 시그니처 음식은 남부식 바비큐에 한식 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요식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 상 후보에도 두 번이나 오른 실력파다.   관련기사 영부인 사업 비난속 출발…미슐랭급 K푸드로 성장 -미국식 바비큐에 한식을 접목한 계기는.   “남부식 바비큐와 사이드 음식은 느끼하고 묵직하다. 편안하고 개운한 음식으로 만드는 방법을 강구했다. 정답은 한식이었다. 브리스킷을 훈연하기 전 고기 겉에 고추장을 바르고 시즈닝에 고춧가루를 넣어봤다. 느끼함이 줄고 맛이 더 좋아지더라. ‘풀드 포크(pulled pork)’ 샌드위치는 양념을 제육볶음 식으로 바꿔봤다. ‘코울슬로(coleslaw)’ 대신 김치를 넣어봤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타인종들이 한식을 궁금해하나.   “타인종 손님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내가 어떤 한식당에 가는지 추천해달라는 거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통 한식에 대해 궁금증이 많다. 미국 음식 문화의 장점 중 하나가 다양성이다. 다만, 그만큼 정체성이 불분명한 퓨전 음식도 많다. 그래서 미국인들 스스로 이제는 정통 외국 음식을 원하는 것 같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의 맛은.   “미국에 가장 지배적으로 퍼져있는 한식의 맛이 바로 ‘단짠’, 달고 짭짤한 맛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식이 단짠의 맛으로만 치우쳐진 것 같아 아쉽다. 한식의 건강한 맛을 알려도 승산이 있다고 본다. 사찰음식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사찰음식은 한식과 건강한 맛을 동시에 알릴 좋은 기회다.”   -퓨전과 정통 중 미국인들이 좋아할 한식은.   “애매한 퓨전 대신 정통 한식이 낫다. 정통 한식에 대한 타인들의 수요는 충분하다. 굉장히 혼란스러운 퓨전 한식이 많아서 아쉽다. 컨셉의 재미도 필요하지만, 음식의 본질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한식의 범위가 여전히 좁다.   “타인종들은 한식 하면 바로 한국식 고깃집부터 떠올린다. 언제부터 우리가 고기를 그렇게 먹었나. 어릴 때만 해도 생일이나 축하할 일이 있을 때나 고기를 먹었다. 개인적으로 백반을 정말 좋아한다. 오래 끓인 국, 맛있는 쌀밥, 나물 반찬, 잘 구운 생선처럼 집밥 같은 음식이 우리가 가장 많이 먹던 한식이다. 이러한 한식은 우리의 밥상 문화, 가족 문화, 역사 등 이야기가 담겨있다. 미국인들이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나. 집밥 같은 한식이 널리 알려져야 한다.”   -한식의 강점과 약점은.   “한식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라고는 말 못한다. 다만, 오감을 자극하는데 최고의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맛의 균형은 물론, 냄새, 미적 요소 등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다. 약점으로는 손이 많이 간다. 한식의 매력 중 하나가 바로 반찬인데, 만드는 데 손이 많이 간다.”   -어떻게 약점을 보완할 수 있나.   “위상이 높아져야 한다. 타인종들은 한식을 가성비 음식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한식당들이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한다. 결국 반찬에 영향을 끼친다. 다양한 반찬을 만들어 제공하려면 비용이 더 든다. 한식의 위상이 높아지면 음식하는 사람도 가격 인상 부담이 덜하고 양질의 반찬을 제공해 반찬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다.”   -한식이란 무엇인가.   “오감을 만족하게 할 수 있는 한상차림이 한식을 가장 잘 설명하지 않나 싶다. 한상차림이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으면 좋겠다. 전 세계에서 외국인들에게 전해지는 한식이 그랬으면 좋겠다.” 김경준 기자한상차림 세계화 한식 세계화 정통 한식 한식 요소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이지연 이지연셰프

2024-05-29

영부인 사업 비난속 출발…미슐랭급 K푸드로 성장

한식 세계화에 대한 명확한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한국 정부 주도의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올해로 15주년을 맞은 가운데 한식이 퓨전화되면서 한국 고유의 식문화 색깔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식의 대모’라고 알려진 한식공간의 조희숙 셰프는 최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들은 한식 하면 밥과 반찬 문화를 가장 먼저 생각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한식을 서양식 문화에 맞춰 간 감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변형 없이 우리 것 그대로 밥상 차리며 한식 세계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한식의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다 보니 그 과정에서 정통 한식의 색채가 희미해지고, 외국인 입맛이나 식문화에 맞춘 퓨전 한식이 대두하면서 생겨난 부작용이다.   남가주한인외식업협회 회장을 지낸 김용호 대표(아라도 일식당)는 “미국서 주로 소비되는 치킨, 떡볶이는 지금 유행하는 한국 음식일 뿐이지, 한식을 대표하는 정통 한식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 문제점을 정부가 가장 잘 알 텐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는 민관협력이 잘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는 당초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시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 세계화에 직접 관여해 ‘영부인 사업’으로 불리며 정치적 공세를 받기도 했다.     김 여사가 지난 2008년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면서 한국 정부가 예산으로  무려 1000억원을 편성했지만, 단발성 홍보, 전시행정 등의 문제로 예산 낭비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식은 한류 열풍과 맞물려 K-팝, K-드라마에 이어 K-푸드로 불리며 이른바 ‘K-시리즈’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우선 지난 15년간 김치 수출량부터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김치 수출량은 2만 8505톤으로 8938만 달러 규모였다. 반면, 지난해 김치 수출량은 4만 4040톤으로 약 1억 5561만 달러에 달했다. 김치 수출 물량은 54.5%, 수출액은 74%나 증가한 셈이다.     김치의 성장세를 두고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브릿지 마켓 리서치는 세계 김치 시장이 2029년까지 49억 96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한식을 서서히 인정하는 분위기다. 뉴욕의 경우, 지난 2012년 ‘단지(Danji)’가 한식 레스토랑 중 처음 미슐랭 1 스타를 받았다. 올해 5월 기준 미슐랭 스타를 받은 뉴욕의 한식 레스토랑은 총 열 군데다.   치킨과 맥주의 조합을 통해 한국 스타일의 ‘치킨집’도 미국 시장에서 급성장했다.   일례로 BBQ 치킨의 경우 미국 내 150개 이상 가맹점이 생기며 한국 특유의 매콤달콤한 맛의 메뉴들이 타인종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문제는 한식과 한국 스타일의 유행 음식, 퓨전화 등이 서로 엇박자를 내며 한식 개념의 방향성이 갈피를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토런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영준씨는 “분명 한류로 인해 한국 스타일의 음식이 인기가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그들에게 한식의 문화까지 전파했는지는 의문”이라며 “한식 세계화는 거창한 구호일 뿐 실제 우리의 음식이 가진 깊은 맛과 문화를 타인종이 얼마나 알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kim.kyeongjun1@koreadaily.com미슐랭급 비난속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 한식 세계화 영부인 사업

2024-05-28

미주 한인들 ‘집밥’이 한식 세계화 새 동력

미주 한인들이 한국 가정 식단을 소개하며 한식 세계화의 새 동력이 되고 있다.   소위 ‘집밥’을 소개하는 한인 유튜버들은 타인종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한인들이 흔하게 먹는 반찬, 간단한 가정식 등을 소개하며 수백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류 마켓 ‘트레이더조’의 냉동 김밥 품절 사태와 맞물려 한국 김밥 만들기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본지는 미주 지역에서 활동 중인 집밥 소개 유튜버들을 알아봤다.   먼저 한인 유튜버들의 활동 지역은 다양하다. 가주를 비롯한 뉴욕, 시카고, 필라델피아, 시애틀, 하와이 등 곳곳에 있다.     주요 유튜버를 살펴보면 ‘망치’, ‘코리언 비건’, ‘선경 롱게스트’, ‘김치마리’, ‘스퀴시 몬스터’, ‘셰프 크리스 조’, ‘스위트앤드테이스티 TV’ 등 20여명 이상이다. 면면을 살펴보면 구독자만 630만 명이 넘는 유튜버부터 조회 수가 무려 3억회에 이르는 영상 등 집밥 소개에 대한 타인종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영어가 투박해도 괜찮다. 타인종들은 한국스러운 ‘옆집 아주머니’와 같은 친근함에 오히려 열광하고 있다. 뉴욕 지역 한인 1세대 이민자로 한국식 집밥을 소개하는 ‘망치’는 구독자 수가 무려 630만 명이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38만 명 이상이다.   망치 아주머니가 소개하는 메뉴들은 그야말로 일상에서 한인들이 흔히 먹는 음식들이다. 배추 된장국, 만둣국 등 쉽고 간단한 메뉴가 대부분이다. 2주 전 게재된 배추 된장국 동영상에는 “가장 소박한 한국 음식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집’을 의미한다”, “외로울 때,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한국 집밥 영상을 본다” 등 댓글이 수백개씩 달리며 반응이 뜨겁다.       망치 닷컴 웹사이트도 운영하는 망치는 “2007년 재미 삼아 유튜브에 한식 조리 영상을 올렸다”며 “집밥 조리법을 배우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하는 한식 애호가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책도 냈다. 집밥 요리를 쉽게 배우고 장류와 소스 조리법을 포함한 ‘망치의 진짜 한식(Maangchi’s Real Korean cooking)', '한식 망치 빅북(Maangchi's Big Book of Korean Cooking)’도 출간했다.   이력도 다채롭다. 한인 변호사도 집밥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시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인 조앤 리 몰리나로는 변호사다. 그가 운영하는 ‘코리언 비건(The Korean Vegan)’은 건강한 집밥 레시피, 세련된 영상, 힐링 되는 몰리나로의 목소리로 마니아들이 많다. 채널은 지난 2016년에 개설됐지만, 영상들의 총 조회 수는 무려 3억7520만회를 기록했다.   몰리나로는 엄마가 전수한 레시피를 담아 2021년에는 ‘코리언 비건 쿡북(The Korean Vegan Cookbook)’이라는 요리책도 출간했다.   평소 한식 유튜브 채널을 즐기는 장은주(42·풀러턴)씨는 “오히려 잘 차려진 한식보다 일상에서 흔히 먹는 음식을 소개하니까 콘텐츠가 더 정겹게 느껴진다”며 “한식 세계화를 떠올리면 주로 ‘한정식’이 연상되는데 오히려 이런 대중적인 게 진정한 세계화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치마리 유튜버 진주 씨는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다. 딸과 친구, 가족 등을 위해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는 엄마였던 그는 글루텐프리 식단에 관심을 가지며 요리를 시작했다.     김치마리 채널에서는 군만두, 떡볶이 등 간단하게 ‘한 끼’ 때울 수 있는 한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선경 롱게스트의 경우는 지난 2009년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온 이민자다. 외로운 이민생활을 요리로 극복하고 한식으로 요리 스타가 된 그는 현재 마우이에 거주하고 있다. 신선한 텃밭 재료를 이용해 길거리 토스트부터 짜파구리, 육개장 칼국수 등 8개라면 레시피까지 집에서 쉽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한식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집밥 소개로 주목받게 된 롱게스트는 이후 고든 램지가 진행하는 폭스 방송의 ‘매스터셰프시즌4’에 참가했고, 심지어 2013년에는 라스베이거스 M리조트 호텔 앤 카지노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까지 연 인물이다.   시애틀에 거주하는 한인 모녀 미스 미나와 마미오 모녀가 운영하는 ‘스위트앤드테이스티TV’는 만두 빚는 법, 김밥 마는 법, 순대 볶음, 주먹밥, 두부 전, 계란찜 등 식재료를 간소화하고 다양하게 응용한 한식 메뉴를 만들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한식당 업주도 집밥을 소개한다.   필라델피아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셰프 크리스 조는 빠르고 쉬운 한식 레시피로 21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팬데믹 동안 쉽고 간단한 한식 조리법을 담은 틱톡 쇼츠를 올려 ‘미국판 백종원’으로 불리며 무려 100만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유튜브 등에서 영어로 집밥을 소개하는 한식 유튜브 채널은 160여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근 유튜브 포털 사이트 ‘피드스팟(FeedSpot)’은 구독자, 조회 수, 동영상 수, 최신 콘텐츠를 기준으로 최고의 한식 유튜브 채널 30개를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은영 기자한식 세계화 한식 유튜버 로스앤젤레스 집밥 트레이더조 냉동 김밥 이은영 떡볶이 미주중앙일보

2024-02-18

"한식, 세계 3대 음식으로 만들겠다"…한식세계화협 임종택 회장

 한국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지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식세계화협회(전 미서부 한식세계화협회)가 한식이 세계 3대 음식으로 선정될 때까지 협회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시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룬 한식 세계화는 여전히 세계 7~8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한식은 일식과 중식은 물론 인도네시아와 인도 음식에도 뒤처져 있다. 특히 태국은 총리 산하에서 식재료 무상 공급, 우수 업체 융자 지원 등 세계화 전략을 주도하고 있어 한식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임종택 한식세계화협회 회장은 “외식 산업의 규모는 모든 경제 업종을 뛰어넘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며 “우리도 태국과 같이 식재료 무상 공급과 같은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관련 기관에 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협회는 원대한 목표 달성을 목적으로 풍성한 사업도 계획 중이다.  임 회장에 의하면,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10개국 21개 협의체 중 하나인 ‘해외 한식당 LA협의체’로 가입돼 한식 및 한식인지도 개선, 한식 메뉴 개발 컨설팅, 인력 지원, 법무·노무 경영컨설팅 등을 진행하며, 오는 4월~6월 중 전 세계 협의체와 함께 방한해 워크숍을 가질 예정이다. 3월부터는 100% 한국산 식재료로 만든 김치 및 정품 수산물을 수입하여 한식당 및 현지인들에게 판매·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에 더해 ▶노동법·위생법 세미나 개최 ▶고급 테이블 매트와 일회용 앞치마 제작 및 배포 ▶2015년에 이은 두 번째 미주 한식 포럼 개최 ▶10월 한인축제에 5개 한국 제조업체가 참여하는 김치 축제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선임된 김용식·서석훈 부회장, 이종금 사무총장, 앤 최 감사 등과 함께 2024년 말까지 함께 한다.     임 회장은 “올해 협회 명을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에서 '한식세계화협회’로 변경했다. 한식을 세계 3대 음식으로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협회는 지난해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제공한 테이블 매트 12만5000장을 남가주 전역에 위치한 30여개 업소에 배포했으며, 우수 식당 25개 업체를 선정해서 LED 우수 한식당 간판도 제공했다.   지난해 열린 제49회 한인축제에서는 한식 홍보 부스를 마련해 갈비, 불고기 도시락을 선보였다. 특히 한국 광주광역시 지원 덕에 신선한 한국 전라도 김치를 항공 운송으로 들여와 판매하면서 큰 호응도 얻었다고 한다. 갓김치는 큰 인기로 조기에 100% 매진됐다. 또 작년 11월에 열린 ‘코리아 김치 페스티벌’에서는 김치를 이용한 요리 대회 및 김치 버무림 시연 등을 개최해 한국 음식과 문화를 비한인 커뮤니티에도 소개하는 데도 일조했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한식세계화협 한식 한식세계화협회 회장 미서부 한식세계화협회 한식 세계화

2023-01-24

“김치는 한식 세계화의 출발점”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와 한식진흥원(이사장 임경숙) 지원으로 한식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온 미서부한식세계화협회(회장 임종택)가 한국산 김치 홍보에 나선다.   협회는 9월 22~25일 나흘간 서울국제공원에서 열리는 제49회 LA 한인 축제에 참여해 3개 부스를 운영한다.     임 회장은 “한식세계화 홍보사업의 목적으로 김치 홍보 및 한식 부스를 마련했다”며 “한식 세계화의 시작은 김치 세계화로 광주 김치타운 김치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광주 김치타운 김치는 전라도 젓갈, 돌산 갓 등 100% 한국산 식재료로 만들고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았다.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 백김치 총 4가지를 판매할 예정이다.     한식 부스에서는 프라임 갈비 혹은 불고기에 광주 김치, 샐러드를 곁들인 명품 한식 백반 2000인분을 준비해 판매한다.     협회 측은 이번 LA 한인 축제를 통한 김치 평가를 토대로 한국 김치타운을 방문해 김장 김치 수입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올 연말 김치를 수입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한국 채소 가격이 40%까지 급등하면서 김치 재료 단가도 높아졌다”며 “교포에게 저렴하게 김장 김치를 공급하기 위해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협회는 하반기 주요 사업인 11월 22일 김치 페스티벌 개최를 앞두고 한국문화재재단, 세계김치연구소, 각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논의 중이다.     임 회장은 “궁극적인 한식세계화 목표는 한국산 식재료 사용과 한국 농수산물 수출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한식은 한국산 식재료를 사용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협회는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병원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감사와 함께 한식을 홍보하기 위해 주류사회 병원 대상으로 ‘한식 도시락 나눔 행사’를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14일에도 올해 상반기 주요 사업인 주류사회 병원 대상 한식 도시락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올해는 나흘 동안 할리우드 차병원, 시티 오브 호프, 굿 사마리탄 병원, 웨스트힐스메디칼 센터 등 4곳의 병원을 대상으로 총 750여개의 한식도시락을 제공했다.     이번 행사에는 성북동, 죽향, 온달 식당, 엄마 키친 등 한식당들이 불고기, 치킨, 비건용 두부 스테이크 등 3가지 명품 한식 도시락을 준비해 의료진의 큰 호응을 얻었다.     임 회장은 “팬데믹 이전에는 학교 외 경찰서, 다저스구장, 검찰청에 한식도시락 전달로 한식 홍보를 했다”며 “팬데믹 상황이 나아지면 한식 도시락 나눔 행사를 팬데믹 이전처럼 학교 급식 행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이은영 기자세계화 출발점 한식세계화 홍보사업 김치 세계화 한식 세계화

2022-07-20

LA 명품 맛에 푹 빠지다…최고급 식당 메뉴 40% 할인

1월 한달간 캘리포니아 레스토랑들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LA에서는 ‘dineLA’라는 이름으로 5년전부터 매년 1월과 10월 2차례 식당 홍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최고급 레스토랑이 전채, 메인, 후식 3가지 코스요리를 최저 20.12달러에 내놓는 등 등 최고 40% 할인된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평소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식당 문을 자신있게 밀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다. 1월22일부터 27일까지, 29일부터 2월3일까지 298개 업소가 인하된 가격으로 음식을 내놓는다. 전체 업소중 자갓(zagat)이 선정한 10개를 골라 소개한다. ■AOC 와인향이 가득한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심플한 실내 장식이 편안한 곳이라고 자갓은 전했다. 30점 만점에 음식은 27점, 장식은 23점, 가격은 24점을 받았다. 저녁만 저렴하다. 코스가 44달러다. ▷문의:(323)653-6359/주소: 8022 W. Third St. ■바자르(Bazaar by Jose Andres) 베벌리힐스 SLS호텔에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이다. 셰프 호세 안드레는 와규 소고기를 폭신한 빵위에 올린 필리 치즈스테이크가 대표메뉴다. 음식 26점, 장식 27점, 가격 24점. 추천 저녁 메뉴는 55달러. ▷문의:(310)247-0400/주소: 465 S. La Cienega Blvd. (Clifton Way) ■부천(Bouchon) 역시 베벌리힐스에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오리다리 요리가 일품이다. 음식 24점, 장식 26점, 서비스 26점을 각각 받았다. 점심 코스는 28달러, 저녁 코스는 44달러다. ▷문의:(310)271-9910/주소: 235 N. Canon Dr., 2nd fl. ■캠파닐(Campanile) 유명 셰프 마크 필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천정이 높은 고풍스러운 내부 장식을 자랑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안 음식을 겸한다. 6가와 라브레아 선상에 있어 타운과도 가깝다. 음식은 26점, 장식 24점, 서비스 25점이다. 점심 28달러, 저녁 44달러다. ▷문의:(323)938-1447/주소: 624 S. La Brea Ave. ■꼼사(Comme Ca) 역시 세계적인 셰프 데이비드 마이어스가 셰프로 있는 유명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자갓은 “최신 유행의 멋진 손님들이 주로 찾는 식당”이라고 소개했다. 블랙과 화이트로만 꾸민 실내장식도 독특하다. 역시 점심 28달러, 저녁 44달러다. ▷문의:(323)782-1104/주소: 8479 Melrose Ave. ■고 버거(Go Burger) 고급 햄버거를 판다. 토마토 수프와 프라이드 칼리마리, 샐러드 등 전채와 햄버거, 새우 타코 등 메인디시, 3가지 종류의 밀크셰이크로 끝나는 햄버거 정찬을 점심시간 16달러에 즐길 수 있다. 저녁 26달러 코스에는 메인디시에 연어구이가 포함된다. ▷문의:(323)462-2155/주소:1535 N. Vine St. ■카츄야(Katsuya) 일식 체인점이다. 브렌트우드와 글렌데일, 할리우드, 다운타운 4개 지점이 운영되고 있다. 스시 장인인 카츄야 우에치가 운영하고 있다. 저녁만 할인한다. 44달러 코스에는 새우 템프라를 비롯해 미소은대구조림, 앵거스 비프와 스시 요리, 케익 후식까지 포함된다. ▷문의:(213)763-5483/주소:800 W. Olympic Blvd. LA다운타운지점 ■뤽크(Lucques) 자갓은 ‘센세이셔널’이라는 단어로 업소를 칭찬했다. 전형적인 남가주 퓨전 레스토랑이다. 장작에 구운 양고기 다리를 무화과와 옥수수 가루 폴렌타에 조합했다. 역시 점심 28달러, 저녁 44달러다. ▷문의:(323)655-6277/주소:8474 Melrose Ave. ■스파고(Spago) 세계적인 셰프 울프강 퍽이 베벌리힐스에 세운 주력 레스토랑이다. 음식, 장식, 서비스 모든 면에서 평균점 이상을 받았다. 스테이크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인들도 친숙한 꼬치 종류까지 맛볼 수 있다. 역시 점심 28달러, 저녁 44달러다. ▷문의:(310)385-0880/주소: 176 N. Canon Dr. ■워털루(Waterloo & City) 컬버시티 지역에 있는 영국 런던 스타일의 레스토랑이다. 점심은 할인되지 않고 저녁만 44달러 코스로 판다. 아보카도를 올린 튜나 타르타르가 독특하다. ▷문의:(310)391-4222/주소:12517 W. Washington Blvd. 정구현 기자

2012-01-24

'남가주 레스토랑 축제' 한식당은 한곳도 없다

가주 정부가 주관하는 캘리포니아 식당 축제가 진행중인 가운데 남가주에서 참여한 600여개의 레스토랑중 한식 업소는 1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식 세계화'가 무색한 한인 업소의 현주소다. 가주 정부는 지난해부터 1월을 '캘리포니아 레스토랑의 달(California Restaurant Month)'로 지정했으며 올해로 2회째 행사를 열고 있다. 행사에는 가주 전역의 최고급 레스토랑을 비롯해 각 전통 문화권의 식당 등 수천개의 레스토랑이 참여하고 있다. 행사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됐다. 레스토랑과 협력 주민들에게 값비싼 정찬이나 독특한 문화권의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소개하자는 의도다.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광범위한 지역에 업소 광고를 대신 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소비자나 업소 모두 윈-윈 전략인 셈이다. LA에서는 이미 '다인 LA(dineLA)'라는 이름의 행사가 5년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가주정부가 이를 주 전체로 확대한 것이 '캘리포니아 레스토랑의 달' 행사다. 올해 남가주 지역에서 참여한 식당수는 LA 등 8개 도시의 604개다. 이중 LA 지역행사인 'dineLA'에 이름을 올린 298개 식당중 LA한인타운내 레스토랑은 '엠. 그릴(M. Grill)'이 유일했다. 이 식당은 한인이 운영하고는 있지만 브라질 바비큐 레스토랑이어서 사실상 한식당은 1곳도 없는 셈이다. 식당 명단을 소개하는 dineLA 홈페이지에는 ‘코리안 푸드’라는 항목조차 없다. 반면, 일본 식당은 23곳이나 됐다. 중국, 태국 식당도 각각 8곳과 4곳이 참여했다. 특히 일본 식당은 아시안과 전통 일식, 스시 3개 항목에 걸쳐 소개되어 있어 일반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다. 한식당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행사에 대한 시정부의 홍보 부족과 한인 업주들의 주류 시장 공략법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다. dineLA를 주관하고 있는 LA INC.는 본지 취재전까지도 한식당의 참여 여부조차 모르고 있었다. 캐롤 마티네스 언론담당자는 “올해 행사 일정이 빠듯해 한인 커뮤니티를 상대로 홍보하지 못했다”면서 “올 가을(10월)에 있을 행사에는 적극 홍보해서 한식당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식당의 참가 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올해도 울프강 퍽 등 최고급 레스토랑부터 햄버거, 샌드위치 업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소가 참여중이다. 참가비 600달러를 내면 시정부가 인터넷과 각 언론을 상대로 홍보를 대신해 준다. LA행사는 22일부터 27일까지, 29일부터 2월 3일까지 2주간 열린다. 명품 코스 요리를 점심 16~28달러, 저녁 26~44달러에 맛볼 수 있다. 식당 명단은 홈페이지(dinela.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213)236-2357 캐롤 마티네스 정구현 기자

2012-01-24

한식 푸드트럭 맨해튼 누빈다, 한식재단 이동 차량 무료 시식행사…뉴욕 식당들이 음식 공급

한식재단이 이번에는 맨해튼 한복판에서 푸드트럭을 이용해 한식을 알린다. 'Korean Mobile Kitchen in NYC'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 기획·홍보를 맡은 한인 마케팅·홍보 회사 뉴웍스에 따르면 한식재단은 오는 4월18일~5월20일 맨해튼 10여 곳에서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한식 무료 시식행사를 진행한다.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불고기·잡채·순두부·비빔밥·전·김치볶음밥 등 8가지 메뉴를 무료로 나눠주며 한식의 특징과 장점을 홍보한다. 브라이언트파크에서 첫선을 보이는 푸드트럭은 매디슨스퀘어파크·유니온스퀘어 등 점심시간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을 다니며 한식을 알린다. 뉴웍스는 페이스북 웹페이지도 열어 실시간으로 푸드트럭의 위치와 메뉴를 홍보할 계획이다. 하루 한 장소에서 한 개의 메뉴를 집중 홍보하는 식으로 하루 500여 명 분의 음식을 준비한다. 뉴웍스 나디아 조 대표는 "한식을 접해 본 미국인들이 아직도 적다는 조사 결과를 접하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직접 이들을 찾아가 소개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한식의 우수성과 매력을 아직 느끼지 못한 뉴요커들을 직접 찾아가 체험할 기회를 제공, 한식 저변 인구를 확대하고 나아가 한국의 이미지도 드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푸드트럭은 뉴욕 일원 한식당들이 음식을 후원한다. 금강산·강서회관·맨해튼 북창동순두부·큰집·뉴욕곰탕·단지·플러싱 함지박과 산수갑산 등 10여 곳에서 음식을 제공한다. 조 대표는 "행사 첫날인 18일은 소득세 신고 마감일로 주류 미디어들이 맨해튼 중앙우체국에 모이는 것을 감안해 이날 하루만은 오후 8시~11시30분까지 우체국 앞에서도 푸드트럭을 운영하며 한식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식재단은 한식문화 확산과 관련 산업 육성 등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하는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지난해 3월 출범했다. 지난 2월 맨해튼 미드타운 한식당 ‘반’에서 미 언론을 대상으로 첫 홍보행사를 개최하는 등 한식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y.com

2011-04-05

"한식 다큐 '김치 연대기' 찍으며 진정한 한인으로"…유명 셰프 장 조지의 한·흑 혼혈 아내 마르자 봉거리첸

한인 혼혈 입양인 마르자 봉거리첸(35)은 처음에는 남편 이름 덕을 좀 봤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세 개를 받은 프랑스 레스토랑 '장 조지'의 셰프이자 뉴욕·홍콩· 영국·상하이 등 20여 개 레스토랑의 메뉴와 운영을 책임지는 장 조지 봉거리첸의 아내이기 때문이다. '봉거리첸'이라는 성만으로도 "혹시~?"라는 질문을 받을 정도로 남편 성의 브랜드 가치는 높다. 그런데 이제는 장 조지 봉거리첸이 아내 덕을 보고 있다. 한국 팔도강산을 돌며 한식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김치 연대기(The Kimchi Chronicles)' 호스트를 마르자씨가 맡아 남편도 숨겨진 한국의 맛을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돼지고기와 묵은 김치, 미역을 넣어 푹 끓인 제주도 '몸국' 요리법을 배우고 맛본 뒤 장 조지가 외치는 한국말 한 마디. "맛있네!" 장 조지와 마르자씨, 딸 클로이, 영화배우 휴 잭맨·헤더 그레이험이 등장해 감칠맛 나는 한식을 풀어낸 이 다큐는 올 여름 미 공영방송(PBS)를 통해 13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에 맞춰 프로그램에 소개된 한식 조리법을 담은 요리책도 출간된다. 마르자씨와 한식의 인연은 새롭지 않다. 2009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뉴욕을 방문, 한국전 참전용사를 위해 한식을 요리했을 때도, 2010년 뉴욕에서 열린 사찰음식 행사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그를 최근 장 조지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맨해튼 '페리 스트릿'에서 만났다. 그는 앉자마자 인터뷰 시간을 줄일 수 있느냐고 양해를 구했다. 이유는? 뉴저지주 에디슨 H마트에 한국으로부터 들어온 갈치를 사러 나가야 하기 때문. "갈치조림 레시피는 어디서 보고 해요?" "내가 만드는 갈치조림이 제일 맛있어요. 내가 나중에 알려 줄게요." 갈치조림으로 시작된 인터뷰는 불고기와 된장찌개, 잡채, 부대찌개, 김치찌개, 자장면, 호떡, 김치 핫도그, 해장국, 감자탕으로 이어져 고추장 버터로 막을 내렸다. 물론, 인터뷰는 마르자씨의 계획대로 짧은 시간 안에 끝날 수 없었다. -'김치 연대기'에 출연하게 된 배경은. "레스토랑 '장 조지'에서 식사를 하던 중 한인 프로듀서 에릭 이씨를 만났다. 한식을 다룬 다큐 제작 계획을 들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자연스럽게 내 입양 스토리가 나왔다. 그 다음날, 프로그램 호스트를 맡아줄 수 있느냐고 전화가 걸려 왔고, 흔쾌히 허락했다." 이렇게 시작된 김치 연대기는 지난해 5월과 12월 한국서 촬영을 마쳤고, 미국으로 돌아와서는 봉거리첸의 업스테이트 뉴욕 별장에서 한식을 만드는 장면을 촬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셰프 마리오 바탈리와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스페인을 돌면서 촬영한 '스페인 온 더 로드 어게인'을 제작한 프로덕션 회사 '프라페 (Frappe Inc)'가 맡았다. -프로그램에 '몸국'도 그렇고 들어보지 못한 한식이 많이 등장한다. "나도 몸국은 촬영 전에는 알지 못했다. 냉면이 북한 음식이라는 것도 몰랐고, 김치 고춧가루가 들어온 다음부터 매워졌다는 것 등을 배웠다. 촬영 자체가 내겐 너무 큰 경험이었다. 내가 이제야 진정한 한국 사람이 됐다는 느낌이랄까. 생모를 만난 뒤 한국에 많이 다니면서 할머니, 이모, 외삼촌 등 친척 방문을 많이 했어도 언어 장벽도 있고, 누가 제대로 설명을 해 준 적이 없어서 한국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만 알았다. 이번 촬영을 하면서 한식으로 한국 문화를 많이 배웠다. 한국 사람들의 부지런함, 고통, 극복, 해내겠다는 집념, 그리고 한까지…. 내가 한인이란 것이 너무 자랑스러워졌다." -한식 요리책도 출간하는데. "모든 가정마다 그만의 레시피가 있지 않나. 우리 집 한식 레시피를 요리책에서 모두 보여 준다. 대부분 전통 한식이지만 남편이 코리안 칵테일도 많이 개발했다. 생강 시럽이 들어간 칵테일, 막걸리 아이스크림, 복분자주와 샴페인, 자몽 소주 칵테일, 김치 블러디 메리 등 다양한 칵테일도 포함됐다." -영화배우 휴 잭맨도 출연하는데. "휴 잭맨은 이웃이다. 한국을 워낙 좋아해 출연을 허락해 줬다. 업스테이트 뉴욕 우리 별장에서 김치 렐리시가 들어간 핫도그, 김치 버터, 호떡 등을 함께 만들었는데, 한식을 너무 좋아하더라. 또 잭맨 아이들은 우리 집에 오면 항상 주방으로 와서 먹을 것이 없나 이리 저리 뒤져본다. 한국 김을 좋아해서 그냥 맨밥을 싸서 먹기도 하고, 제주도산 감귤 쥬스도 좋아해 즐겨 찾는 편이다." -딸 클로이도 방송에서 자장면을 먹는 모습이 나온다. "한식을 잘 먹는다. 예전에는 학교 도시락에 단무지를 넣어줬는데, 친구들이 냄새난다고 한다길래 요즘은 안 넣어준다. 그래도 딸 친구들이 놀러올 때마다 김밥을 만들어 주면 그렇게들 좋아한다. 김밥에 단무지가 들어갔는데도 말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통해 단무지 맛에 길을 들이는 중이다.(웃음)" -프랑스인 남편 가족들도 한식을 즐기는지. "시댁 식구들이 우리 집에 올 때마다 한식을 해달라고 한다. '외국인 입맛에 혹시 너무 한국적이지 않을까' 걱정하지 말고, 제대로 된 한식을 맛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불고기만 해줄 것이 아니라 시원한 무국, 혹은 녹두가 들어간 빈대떡도 좋다. 빈대떡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 중 하나다." -미국인 친구들에게 어떤 한식을 어떻게 소개하나. "나만의 비법이 있다. 미국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끔 가는데, 한바탕 논 뒤에는 32가 한인타운 식당에 들러 감자탕, 해장국, 부대찌개 같은 '하드코어' 한식을 시켜서 친구들에게 먹인다. 김치는 커녕 한식이라고는 입에도 안 대본 친구들에게 불고기나 잡채가 아닌 정말 매운 한식을 주문한다. 친구들이 이미 만취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슨 음식인지도 모르고 맛있게들 먹는다.(웃음) 그리고 다음날이면 전화해서 이런다. '어제 우리가 먹은게 뭐니? 그거 정말 맛있더라!'고." -하지만 그런 하드코어를 소개하기에 아직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매일 피자 같은 미국 음식만 먹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에게 한번은 닭볶음 요리를 해 줬는데, 다 먹고 나서 '정말 제대로 먹은 것 같아 만족스럽다'는 말을 하더라. 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선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본다. 이미 닭요리에 친숙한 외국인에게 매운 맛을 첨가해 소개하면 부담이 없다. 마찬가지로 무턱대고 김치를 내놓을 것이 아니라 김치랑 같이 먹을 수 있는 다른 한식과 페어링을 제대로 하면 성공할 수 있다." -이쯤되면 한식 '중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2주 이상 김치를 먹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캐러비안에 있는 세인트 바트 섬으로 휴가를 떠났는데, 거기서 양배추로 즉석 김치를 만들어 먹었다. 그렇게 길게 여행을 갈 때면 미리 뉴욕에서 고추장과 고춧가루, 간장 같은 한식 재료를 페덱스로 미리 보내놓고 먹는다. 진짜 한국의 맛은 재료에서 나온다. 한국 김치찌개와 뉴욕 김치찌개의 맛이 다른 이유다. 그래서 한국에 나갈 때마다 꼭 한국산 고춧가루, 참기름 등을 사갖고 들어온다." 마르자 봉거리첸이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사연도 많다. 주한 미군 아버지는 마르자가 태어나기 전에 한인 어머니를 버렸고, 한인 어머니 역시 마르자가 3세 때 고아원으로 보냈다. 곧 버지니아주로 입양돼 '흑인'으로만 살았던 마르자. 그는 19세 때 생모를 찾기로 결심했다. 양아버지가 한국으로 나가 입양됐던 고아원에 수소문한 결과, 생모는 오래 전부터 브루클린에서 살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생모 배영애씨는 재혼했지만, 딸을 고아원에 보낸 것이 마음이 아파 다시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채 같은 미국 하늘 아래 살고 있었다. 지금은 모녀가 뉴욕에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인터뷰 도중 배씨가 갑자기 등장했다. 딸과 함께 갈치를 사러 가려고 들른 것. 배씨는 성인이 된 마르자씨와 재회한 날 불고기와 된장찌개를 끓여 먹였다고 한다. 왜 하필이면 된장찌개와 불고기였을까. "그걸 우리 애가 제일 잘 먹었거든요. 그래서 그 생각이 나서요." 그런 엄마의 손맛이 요즘에는 딸의 솜씨에 한풀 꺽여버렸다. "요즘에는 우리 애가 요리를 더 잘해서 나를 가르쳐 줘요." 씩씩하게 입양 사실을 밝히고, 다시 만난 한국 가족들과 가깝게 지내고, 생모의 콩글리시도 척척 알아듣는 마르자씨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서글픈 구석이 있다. '한'이라는 단어를 인터뷰 도중 많이 언급한 이유도 그 까닭은 아닐까. -(입양인으로) 한식 프로그램 촬영이 더 큰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이번 방송 때문에 내가 진정한 한인으로 성장했다. 흑인 혼혈이었기 때문에 난 한국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우리 엄마도 (고아원에 보내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프로그램을 통해 한식을 소개하면서) 한국 홍보 대사가 된 것 아닌가. 버지니아에서 살면서 그렇게 원했던 일이 지금에서야 가능하게 됐다." -흑인과 한인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은 없었나. "예전에는 세상이 '흑인'이라는 하나의 박스 뿐이었다. 거기에 맞추면서 살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똑같이 흑인이면서, 한인이면서 또 미국인이다. 요즘에는 글로벌 시대라서 국제결혼도 늘어나고, 혼혈아들도 많이 생겨서 혼혈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는 듯하다. 그래도 여전히 한 사람의 얼굴색, 출신 성분은 물론 부모가 이혼을 했다고 해서, 대학을 못갔다는 사실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인 것도 사실이다." -다른 입양인들과도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는지. "페이스북으로 같은 입양 기관에서 입양된 친구들과 연락하고 지낸다. 이 친구들이 얼마나 한국에 포함되고 싶어하는지 모른다. 한국 여권을 얼마나 갖고 싶어하는데..." 마르자씨는 친구 얘기를 하다가 눈물을 쏟아냈다. 갑자기 터져나온 울음이었다. 계속해서 "바보같이 울긴 왜 울어"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눈물을 닦아내던 마르자씨. "가족도 만나고, 이제는 다 괜찮은 것 같은데도 이런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이런 마르자씨는 한식에 있어서도 '한국적인' 것을 강조한다. 퓨전이 탐탁치 않은 이유가 있다. -요즘 한식 세계화가 화두다. "한식 세계화가 한식 퓨전화는 아니다. 우리의 정체성부터 확실히 확립해야 한다. 솔직히 아직도 세상 사람들한테 한국은 이방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알려야지, 어중간하게 퓨전화를 추구하면 안된다. 너무 한국적인 것이 무슨 문제인가. 그게 우리 모습 아닌가. 너무 한국스럽다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된다. 또 한식을 모르는 외국인들을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라 한식을 제대로 알려주면 된다. '김치 연대기'가 그런 역할을 하면 좋겠다." 마르자씨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레스토랑 '페리 스트릿' 메뉴를 펼치고, 한 메뉴를 손으로 짚어 보이며 시식을 권했다. 메뉴 이름은 '그릴 비프 행어 스테이크와 고추장 버터'. 마르자씨는 "내가 집에서 고추장 사용하는 것을 보고 남편이 메뉴에 넣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접시의 모퉁이에는 잘 구어진 스테이크와 감자 튀김, 접시 중앙에는 강렬한 붉은색 소스가 고추장 버터가 자리하고 있었다. 고추장 버터는 느끼한 버터 맛이 전혀 없는 매콤하면서도 톡쏘는 초고추장과도 흡사한 한국의 맛 그대로였다. 고추장 버터 맛을 보면 볼수록 "내가 그래도 뒤에서 한식 세계화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고 자랑스러워하던 마르자씨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조진화 프리랜서

2011-03-11

LA한식당 5곳 "한식 세계화 교육 효과 좋다"

LA지역의 한식당 5곳이 한식세계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컨설팅 교육을 수료했다. 이번 컨설팅 교육은 지난해 7월 한국의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 aT센터(사장 하영제)가 시작한 '해외한식당 전문컨설팅 및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교육은 한국의 요식업 컨설팅 전문업체 핌(FIM)코리아 컨설팅(대표 한영만)이 맡았다. 교육을 받은 업소는 수원갈비 무대포 용수산 황소마을 뉴서울 등 5곳이다. 이들 업소는 지난해 10월부터 1차 교육을 받기 시작했으며 9일 3차 교육을 끝으로 경영과 경쟁력 개선을 위한 컨설팅 교육을 마쳤다. 교육 내용은 사업 활성화 방안과 종업원 교육 등으로 이루어졌다. 핌코리아는 업소 별 경영 진단과 원감 절감 노하우 마케팅 전략 매출 증대 방법 등을 업주에게 전수했고 인테리어 디자인 메뉴개발 메뉴판 디자인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또 업소 음식들의 장.단점을 분석 개선 사항을 알려주기도 했다. 이밖에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고객 응대 요령 등 서비스 향상 방법에 대한 컨설팅도 이루어졌다. 무대포의 브라이언 정 사장은 "컨설팅 교육을 통해 한식당 운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이 같은 기회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갈비 사장이기도 한 서부 한식세계화추진위 임종택 이사장 역시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해 준 좋은 기회였다"며 "업소 부담금이 1000달러라 많은 업소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임 이사장은 이어 "추진위 차원에서 회원 업소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방문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소 부담금 1000달러는 메뉴판 교체 등 컨설팅 교육 과정에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aT LA 신현곤 지사장은 "한식세계화를 위해서는 한식당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생각에서 본국의 aT와 농수산부가 추진한 사업"이라며 "교육 컨설팅이 더욱 활성화돼 더 많은 한식당 업주들이 교육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진성철 기자 sjin@koreadaily.com

2011-02-09

한식, 맨해튼 구석구석 파고 든다

전 세계 음식 경연장인 맨해튼에서 한인 델리와 식당들이 한식을 앞세워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들은 32스트릿 한인타운을 벗어나 소호·이스트빌리지·미드타운 등지에서 한식 문화 알리기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델리=맨해튼에서 대형 체인점으로 운영하는 ‘카페 듀크’가 대표적이다. 소호점을 시작으로 타임스스퀘어와 미드타운 51스트릿에 3개 체인점을 둔 듀크는 다양한 나라의 음식과 함께 한식을 내놓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불고기·순두부찌개·비빔밥 등 20여 종류의 한식을 판매하고 있으며, 한국에서 특수 제작된 한식 모형 쇼케이스도 설치했다. 소호 1호점에서 처음 선보인 한식 메뉴가 좋은 반응을 얻자 2, 3호점은 문을 열 때부터 한식을 메뉴에 포함시켰다. 케빈 양 매니저는 “한식매출이 전체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릿 한복판에 자리잡은 델리 ‘카페 하노버’도 한식과 양념치킨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998년부터 하노버를 운영해 온 이유섭 사장은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한식 메뉴를 추가했다. 순두부와 라면을 시작으로 메뉴를 점차 늘려 지금은 육개장·불고기 등 20여 가지 한식을 판매하고 있다. 이 사장은 “초기에는 한식을 찾는 고객이 거의 없었지만 한번 맛을 본 미국인들이 멀리서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늘어났다. 요즘은 하루 평균 한식 고객이 200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식당=32스트릿 한인타운 이외 지역에서 미국인을 주 고객으로 영업 중인 한식당은 20여 곳에 이른다. 전통 한식 코스요리를 제공하는 대형 식당부터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메뉴를 변형한 퓨전 스타일 업소,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한식당은 소호에 있는 우래옥, 미드타운의 반과 참참 등이다. 우래옥과 반은 유명 배우 등이 찾는 고품격 한식당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미드타운 56스트릿에 문을 연 참참은 연면적 5500스퀘어피트 규모로 프랑스 출신 매니저를 두고 타민족 고객들을 맞고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한식을 판매하면서 신속한 배달 서비스도 제공하는 업소로는 익스프레스 만나치킨·코리안프로·코푸·그린스카이 등이 있다. 이밖에 부산·비-밥·와와캔틴 등은 미국 레스토랑 스타일로, 퓨전 한식을 판매한다. 또 젊은이의 거리로 명성이 높은 세인트마크스플레이스에서는 히라이몽·송칠이네·Pho32 등이 타민족을 대상으로 영업 중이다.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장철동 이사장은 “한식은 중국의 볶음과 일본의 말이 등 동·서양 음식 스타일을 아우르는 세계적 음식”이라며 “한식 세계화 작업에 이들 식당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중구 기자 jaylee2@koreadaily.com

2010-11-18

한식 세계화 열기 뜨거웠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미동부 한식 종사자 교육이 12일 수료식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조리사·경영자·서비스 교육 등으로 나뉘어 각계 전문가를 초빙, 7일 동안 이어진 교육 프로그램에는 매일 100여명이 참가해 한식 세계화의 가능성과 현재 위상,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고민했다. 특히 주최 측에 따르면 참가자의 70%가 예비 창업자일 정도로 한식당 창업에 대한 열기가 뜨거웠는가 하면 델리 관계자들도 참가해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은 한식 취급 확대 여부를 재고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참가해 주최 측으로부터 소감 발표 기회까지 얻은 김승의(커네티컷주)씨는 "자녀가 둘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오전 5시30분에는 출발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강의가 너무 알차 피곤함도 잊었다. 5년 후에는 내가 저 자리에 서서 한식 세계화 성공담을 나누고 싶다는 목표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한식당 창업을 고려 중인 황인남씨는 "위생·서비스 교육이 특히 좋았다. 세계 어디서든 현지화를 통해 한식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한식당 관계자들에게는 한식의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역시 소감 발표 기회를 얻은 맨해튼 한식당 참참 토마스 이 사장은 "한인 고객을 상대로 하는 데서 벗어나 외국인을 상대로 현지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수료식에서는 총 106명에게 수료증이 수여됐다. 이번 교육을 주최한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장철동 이사장은 "한식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 아주 뿌듯했다. 수료증을 받은 분들 중 한식당을 오픈하는 이들은 추진위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뉴욕에서는 처음 실시된 것으로 미동부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회장 유지성)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가 후원했다. 최희숙 기자 hs_ny@koreadail.com

2010-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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